/ 기억 / 사랑 / / 떠남 / 감상 / 농구 / 글씨 / 그리고 남겨진 것들


2013/10/09 20:25

타종이 만드는 그물에 갇히다, 화엄사 타종 떠남








 여행에 있어서는 '낮에 예쁘다는 곳은 밤에 가보기', '비오는 날 가보기', '봄에 좋다는 곳은 가을, 겨울에 가보기'와 같은 청개구리 같은 수칙을 소명으로 삼고 있다. 지난 여름 소위 말해 '관광객이 끝물인' 해가 질 무렵에 이 곳을 찾았다. 7시즈음이었나? 스님 한 분이 저벅저벅 걸어가시고는 타종을 시작하신다. "해지기 전에 사진이나 양껏 찍고가자"는 중년의 부부도, 여기가 사바세계인지 극락세계인지 분간 못하는 천방지축 초딩들도 타종이 시작되자 조용해졌다. 가느다란 스님이 울리는 힘찬 타종 앞에 모두가 숨을 죽이며 지리산 자락에 울려퍼지는 종소리를 들었다. 그 순간 우리에게 종교는 사실 무의미한 것이었다.



지리산에서
세속의 인연 다 끊고 눈머는
참나리꽃으로 앉아
타종의 물결이 만드는 그물에 갇혀
나 또한 한 세상
모르고 지나갈 걸음
여기에 머물고 있음을 안다

                                              / 화엄사 타종 中, 신용목






덧글

  • 미소천사 2013/10/09 20:51 # 답글

    사찰, 불상에 관심이 많은편이라
    시선이 딱 가네요
    종종 들리는 가위손님 이글루는 편해서좋아요^^
  • 가위손 2013/10/09 21:01 #

    사찰, 불상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편한 블로그라니, 오늘 무슨 상받은 기분이네요
    수상소감이라도 말해야 하려나요? ㅎㅎ
  • 2013/10/10 00:3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10/10 08:3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