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억 / 사랑 / / 떠남 / 감상 / 농구 / 글씨 / 그리고 남겨진 것들


2013/10/09 19:56

날마다 타인이 되고 싶은 한희정의 단독콘서트 <날마다 타인> 감상




 '더 많은 것을 보고 느껴서, 내 자식에게 더 좋은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부모가 되자'는 호기로운 다짐으로 시작한 공연 및 전시 부림. 지난 여름의 공연로그를 참고하면 좋을터.


 조금은 철지난 리뷰지만, 그래도 참 좋았던 공연은 이렇게 포스팅을 남기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다.





<한희정 단독콘서트 '날마다 타인> 2013.09.01.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


 한희정씨를 처음 만난 것은 지난 6월 <뮤즈인시티 페스티벌>에서였다. 당시는 새앨범 <날마다 타인>이 발매된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 '한희정'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통기타 하나 메고 나와 <우리 처음 만난 날>같은 노래를 불러줘야만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이게 웬걸! 심상찮은 율동으로 무대를 사로잡는 것이 아닌가? 그만큼 한희정의 새앨범 <날마다 타인>은 소위 말하는 한희정에 대한 대중의 이미지를 전환시키는 데 한 몫했다.

 첼로와 바이올린 그리고 한희정이 무대에 나란히 앉은 상태로 공연이 시작되었다. 세션을 지휘하며 앨범에 수록된 곡들을 부르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특히 이번 앨범에 수록된 <나는 너를 본다>를 부를 때가 첫 번째 파트의 가장 멋진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2부에서 한희정은 밴드를 이끌고 등장했다.


"그 곳은 어떤가요? 제가 곧 그 쪽으로 갈게요"


 홍대 여(자 댄싱 머)신을 자처하는 한희정은 그 작은 몸으로 밴드를 이끌고, 무대를 휘어잡는 카리스마를 보여줬다. 짧지만 명료한 멘트들은 그간 그녀가 먹은 홍대짬밥이 괜한 것이 아님을 보여줬다.


 공연 중간 중간마다 영상을 보여줬다. 그녀의 메시지를 담은 영상은 이번 공연에서 관객들에게 던져주고자하는 바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게 했다.


모든 일들이 원인, 결과가 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달라요.
모든 일들은 원인, 결과도 될 수 있고, 과정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다보니 저에게 생긴 변화가 있어요, "관계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 말이예요.
그런 생각의 변화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저는 노래하고 춤추는 사람입니다.


 어쩌면 청중이라는 탈을 쓴 나 역시 한희정에 대한 이미지를 스스로 각인시켰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희정은 이번 앨범을 통해 자신이 나아가고픈 음악적 정체성에 대해서 분명히 밝혔다. 소위 '인디'라는 미명아래 대충 만든 음악이 판을 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오늘날 음악 시장에 자신의 음악이 가진 색에 대해 분명히 선언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이제 음악을 듣는 내가 한희정의 음악을 마음껏 들어줄 준비를 해야겠지?

 특히 이번 앨범 가운데 가장 재미있는 곡인 <흙>을 부르던 한희정은 약속대로 무대 아래로 내려와 객석을 삥 돌면서 노래를 불렀다. 그러던 가운데 통로쪽에 앉은 내 옆으로도 오게 되었다. 지나가던 한희정이 뒤로 휙 돌아 나와 눈을 맞추며 노래를 부르는데, 순간 전류가 찌릿 들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아빠 미소를 지으며 양 손을 흔들어 주는 것 뿐이었다.


 음악적으로 새로운 변화를 주고 "날마다 타인"으로 대중 앞에 서고 싶어하는 그녀. 최근에는 발레도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하니, 그녀의 다음 앨범에서는 <호두까기 인형>을 찾아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늘 나와 묘한 경험을 공유하는 신기한 아티스트 한희정의 노래와 춤, 발레에도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바란다!






덧글

  • 2013/10/11 02:5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10/11 09:0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