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리공주> - 김선우 글
바리공주가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을 들고 너럭 바위 저편에 꽂히듯이 떨어져 있는 짙푸른 동백잎을 가만 바라보았다.
더 이상은, 어떤 일이 있어도 나를 위해 울지 않을 것이다.
"천상에 있을 때 나는 참으로 아름다운 천녀들을 많이 보아왔다오. 그런데 당신처럼 나를 감동시킨 아름다움은 없었소. 당신이 지닌 이 아름다움의 근원이 무엇인지 나에겐 아직도 숙제라오. 당신의 무엇이 나를 이토록 감동시키는 것인지, 당신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왜 이렇게 눈물이 나려 하는지 말이오"
"나는 그냥 알 수 있었습니다. 어찌하여 신목이 내게 사랑을 배우기를 요구하는 것인지... 그리고 나는 기뻤습니다. 당신을 처음 본 순간부터 내가 당신을 그리워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신을 만나기 아주 오래 전부터 나는 당신을 사랑해왔는지도 모릅니다. 내가 당신을 그리워한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나는 내가 불완전한 존재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우리네 인생이 잠시 스치는 바람 같은 것인 줄 미리 알았더면 좋았을 것을. 생사의 인과가 엄연하니 과한 탐심이 부르게 될 고난을 조금만 일찍 알아챘어도 좋았을 것을.
옛날 옛적에 간날 저 갓적에 아장지 설적저게...
영문 모르고 버려지는 것들의 슬픔이 있는 한 오늘도 이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되곤 한다.
감히 말하자면 이 책은 세상의 지배 질서 속에서 부정된ㅡ버림받은 자신의 운명과 싸우는 한 여인의 구도기다. 자신의 상처를 스스로 치유해가면서 모든 상처 입은 것들의 크낙한 어머니가 되어가는 그녀는 사랑을 실천할 힘을 지닌 존재다. 치유와 씻김과 해원의 주문을 외면서, 젖을 물리고 꽃을 던지며 노래하고 춤추면서 그녀가 간다.
ㅡ 작가의 말
운명과 맞서 싸우는 바리공주에게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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